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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네이버 웹툰

작가: 호우

작가의 전작: 아이들의 권선생님

2020218일 연재를 시작하여 202169일 총 68화로 완결되었다.

 

호우 작가의 전작인 아이들의 권선생님은 제가 웹툰을 스마트폰보다는 학교 컴퓨터실에서 주로 접하던 시절 감히 힐링 웹툰의 레전드라 말하고 다닐 정도로 재미있게 본 웹툰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 호우 작가의 신작인 당신의 향수는 기대를 많이 하고 본 웹툰이며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웹툰이기도 하여 웹툰 리뷰의 첫 작품으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웹툰 당신의 향수 줄거리

잊지 못하는 순간이 있나요? 그냥 길을 걷다가, 자신의 일을 하다가, 밥을 먹다가도 어느날 문득 사무치게 그리운 기억이. 향기를 타고 잊지 못하는 순간으로 다시 한 번 돌아갈 수 있다면? 그리운 순간의 향기를 향수로 만드는 조향사 제이와 그 향기에 이끌려 찾아오는 손님들의 이야기

 

동생의 병원비를 벌기 위해 고등학교도 자퇴하고 온갖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21살의 청년 박하영은 아르바이트를 가다가 동네에 새로 생긴 가게에 들어가 시향을 하다 동네 강아지에 의해 향수를 몸에 전부 쏟아버리게 된다. 그 이후로 사람들이 인상이 험상궂은 하영을 왜인지 아련하게 보게 되고 제이를 만나게 된다.

 

하영이 쏟아버린 향수는 제이의 역작인 사람들의 그리운 순간을 향으로 느끼게 해주는 향수였고, 사람들은 인간 향수가 된 하영에게서 본인들 기억 저편에 있는 아련한 기억들을 생각해내고 하영을 보면 향이 너무 좋다며 향수를 어디서 구매했는지부터 하영을 보면 아들이 생각난다며 밥을 먹고 가라는 등의 다양한 이유로 하영에게 이끌리게 되며 하영은 이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제이의 향수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손님들을 제이의 가게로 안내하는 영업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된다.

 

당신의 향수는 이렇게 시작하여 제이와 하영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연을 가진 손님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공감 되면서도 위로가 되는 힐링 웹툰이다.

 

웹툰 당신의 향수 개인적인 후기

최근에는 힐링 웹툰보다는 자극적인 액션 웹툰이나 로맨스 웹툰 또는 아주아주 가벼운 일상 웹툰들을 주로 봐왔는데 오랜만에 힐링 웹툰을 보게 되니 이런 게 바로 힐링 웹툰이었지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인상이 험상궂고 까칠한 양아치 같아 보이지만 은근히 단순한 하영과 차가워 보이지만 유쾌한 제이의 합이 너무 귀여웠고, 다른 등장인물과도 가끔은 서로 상처가 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잘 극복하고 지내는 모습들이 현실적으로 느껴졌고 등장인물들이 어디선가 살아 숨 쉴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현실에 존재할 것 같은 등장인물들의 성격이지만 향수를 통해 기억을 되살려내고 그리운 추억이 생각나 사람을 붙잡고 우는 등의 요소들은 만화에서나 일어날 일들이 약간은 판타지적인 만화적 요소들이라 느껴지지만 거부감이 들지 않았던 것은 역시 향으로 기억되는 순간들이 실제로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어릴 적 살던 집에는 돌계단이 있었는데, 비에 젖은 대리석 냄새를 맡으면 삼촌과 그 돌계단을 올랐던 기억이 아직도 나고, 동전을 손에 오래 쥐고 있어 쇠 냄새가 손에 배이면 정글짐에서 얼음땡을 하던 초등학생 시절의 제가 기억나고, 캐러멜 팝콘 냄새를 맡으면 영화관에서 일하던 순간순간들이 기억납니다. 어느 연예인은 여행을 시작하면 면세점에서 향수를 사 여행지에서 계속 그 향수를 뿌려 그 향을 그 여행지의 향으로 남긴다고 하기도 한 것처럼 향기는 생각보다 기억에 오래 남기도 합니다.

 

아마 호우 작가도 그런 경험을 통해 이러한 웹툰을 구상하지 않았을까? 하고 혼자 생각해봤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웹툰의 최초 에피소드인 별조각 에피소드입니다. 회사 업무에 치여 친한 친구의 생일파티에 가지 못한걸로도 모자라 화풀이까지 해버리게 된 세희 씨는 지나가다 마냥 행복하기만 했던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향을 가진 하영을 만나 제이의 가게의 첫 손님이 되는 에피소드입니다. 제이의 향수는 사실 세희 씨에게 대단한 해결 방법이나 위로를 건네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향으로 하여금 깨닫게 합니다. 지금은 그렇게 그리워하고 있는 어린 시절에는 하루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했던 자신과 그 이유를 세희 씨의 현실은 변하지 않았지만 세희씨의 마음가짐에 변화가 생기게 된 것입니다..

 

저도 가끔은 아무 근심 걱정 없었던 학생 시절을 그리워하곤 합니다. 아 어릴 땐 진짜 아무것도 안 해서 좋았는데~ 하고 생각하는 날이 많았었죠. 그런 저도 웹툰을 통해 생각나게 된 것이 있습니다. 초등학생 시절엔 학원에 가기 싫어서 부모님 몰래 PC방에 갔던 일, 시험에 부담을 느끼던 중, 고등학생, 시절들이 추억은 미화되어 좋은 일만 기억하고 있지만 사실 저도 어릴 땐 하루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 내 돈으로 맛있는 것을 사 먹을 때, 친구들과 새벽까지 산책할 때 어른이 되어 다행이라 생각하곤 했던 순간들이 기억나 지금 이 순간을 조금 더 행복한 느낌으로 보낼 수 있게 해 준 웹툰이었습니다.

 

당신의 향수는 대단히 자극적이지도 아주 대단하게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 화, 한 화가 따뜻하고 위로가 되고 기운 빠지지 않는 가볍고 행복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웹툰입니다.

 

자극적인 웹툰에 지치고 약간 우울한 마음이 들어 웹툰 속으로도 피하고 싶을 때 보면 좋은 웹툰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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